물 좀 가져온다고 일어나려던게 한순간에 취기가 몰려 몸을 휘청였고 '탁-' 녀석이 내 팔을 붙잡아 지탱하며 겨우 난 두 다리로 균형을 잡고 설 수 있었다. "많이 마셨냐." "....아니" 응, 사실은 많이 마셨어. 이제 널 다신 못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시덥잖은 농담을 주고 받는 와중에도 자꾸 목이 타서 말이야. 그래서 좀 급하게 마셨어 난. "있어. 내...
비가 무척 쏟아지는 날이었다. 우산을 든 팔과 처벅처벅 걷는 다리, 샌들 사이 사이 빗물이 사정없이 튀었다. 우산을 들지 않은 다른 손엔 또 다른 우산 하나가 쥐여져 있었다. 짙은 남색의 장우산이. 박지훈이라고 쓰여있지도 않았는데 어쩐지 그건 녀석의 우산같이 느껴져서 우산꽂이에서 고민도 없이 그걸 꺼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머, 비가 많이 오네.' 안다...
3년이 지났다. 녀석은 인턴을 벗어났고 나는 뭐 아직도 응급실에서 굴러먹는 전문의다. 오늘도 반쯤 발이 빠진 슬리퍼가 위태하게 직직거리며 응급실 바닥을 끌고 있다. 열심히 돌아댕겼다는 훈장정도로 생각하기엔 그냥 궁상맞다. "가서 눈 좀 붙여요" "아우 그냥 좀만 더 버티다가 퇴근할래" "그래요 그럼." 마지막으로 차트를 확인하러 가려던 차에 녀석이 나를 부...
"쟤네 요즘 이상하네." "......." "박선생?" 대꾸가 없는 나에 민현이 귓가에 '지훈아-' 하고 몰래 속삭였다. 그제야 정신이 번뜩 들며 "예?" 하고 그를 쳐다보았고 앞을 턱짓했다. 투닥거리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서로 애정이 넘쳐보이는 강인턴과 지성이를 보며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쟤네 저렇게 친했나,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아.. 그냥,...
"후...." 어떻게 이야기를 꺼낸담, 생각보다 어려워질 것 같은 이야기에 나는 몇분째 응급실에 왔다갔다하는 배진영만 보고 입술을 달싹일 뿐이었다. 이를 어째, 그리고 때마침 라인을 다 체크한 그가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을때였다. '지금이다...!' "저, 저기 배간..." "배간호사 여기 체스트좀 봐줘요." "네!" 나보다 한발 빠르게 진영을 채가버린 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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